오늘 비오는 펭귄에서
정신나간 스키어놈과 매너짱인 스키어분을 봤네요
휘팍은 오전과 정오를 지나 두시무렵까지 주룩주룩 내리던 비가
이후로 빗발이 가늘어지더니 여서시반에 저녁개장땐
오전보단 많은 사람들이 펭귄을 타고 있었어요
그래도 평소 평일보다도 사람이 없는 금요일 저녁이었죠
둘째가 앞에서 천천히 좁은 비기너턴을 돌리며 나가고
저는 그 뒤를 낙엽으로 따라가는데
갑자기 제 왼쪽 뒤에서 쑤와악 하는 소리가 나는데
순식간에 제 뒤 오른쪽으로 남자 스키어가 튀어나와
저의 앞을 빠르게 가로질러 슬롭의 왼편 거의 끝으로 쭉 가더라고요
그때도 깜짝 놀랐는데
그놈이 이번에 또 슬롭의 오른쪽 가장자리서 턴을 위태위태하개 하는 둘째를
저에게와 똑같은 방법으로
마치 스키대회에서 장애물 깃발을 제치고 지나가듯이
그렇게 일부러 사람뒤로 접근해서 사람을 끼고 그앞을 추월해 가로질러 가는 거에요
당시 펭귄에는 폭의 오른쪽 삼분의 일 정도에만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왼쪽은 아무도 없이 드넓었는데
굳이 폭의 끝에서 끝으로 빠른 롱턴을 하며
초보자를 한명 넣어 끼고 그앞을 가로지르며 타고 있더군요
그 놈 눈엔 보드 초보자들이 깃발이나 자기 스킬업이나 과시를 위한 장애물로 보였나 봅니다
잡아다 한소리 해주고 싶었지만
제미천한 속도로 따라잡기엔 이미 멀리 가버리고 없더군요 ㅠ
그러나 그 다음번 리프트에서 내렸을 때
위에서 그물망밑으로 지나온 유령보드가 보였습니다
따라잡긴 먼 거리였는데 저게 밑에 내려가 초보자들 치면 난리나겠단 생각에
십미터 앞쪽에 계시는 스키어분들을 향해
보드좀 잡아주세요!!!하고 소리쳤는데
정말로 똬악 한방에 폴대와 발을 이용해 잡아주셨답니다
잡아달라고 말 뱉은 순간 잡다가 혹시 사고나는 건 아닌가 후회했는데
다행히 별 사고없이 멋진 스키어분께 순순히 잡혔어요 ㅎ
그분이 헝그리보더를 하시는 분인지 모르겠지만
그때 못전한 감사인사를 전할께요
정말 고맙습니다^^
첫번째 스키어 야이 10사람아~!! 두번째 스키어 엄지를 앞으로 처억 내놓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