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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슬로프에 긴시간 머물렀는지 이제서야 정신이 들고(회사에서 안치던 사고도 치고...) 해서 글 남겨봅니다.
보드를 접하고 지금까지 강습은 단 한번도 받아 본적 없고,
스스로 나름 좀 탄다고 생각한 시절부터 지인 강습을 꽤 많이 해오던 전투력 상실한 지 오래된 잉여보더 입니다.
경기권에서만 오랜동안 서식했고, 어지간한 해당 리조트 직원보다 그곳 생리, 지리, 이용팁까지 더 잘알고 지냈지만
재작년 입문시킨 아내가 인파와 아이스에 쩔어버려 먼길가서 리프트 두번타고 포기하는 상황이 자꾸 발생해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이번시즌부터 휘팍으로 터를 옮겼죠. 휘팍도 사람 많다고는 하지만 경기권에 비하면... 아는 동생이 휘팍도 사람 많아 못타겠다 그러면 스키장을 사야지이~ 하더군요.
휘팍에 가 본적이 없지는 않으나 자주 가서 겪어보니 신세계더군요. 급사엔 급사대로, 파크엔 파커들이 또 완사에는 그곳에 맞는 고수들이 곳곳을 누비고 다니더군요.
지금까지 골목대장 노릇하던 자신이 부끄럽고 잉여짓으로 날린 시간이 아까워 졌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가르쳐 달라고 할 상황도 아니고 헝그리 클리닉은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니 해볼까 생각도 안해봤던 터에
뭐에 홀렸는지 이번 엘나스 클리닉은 공지가 올라오자 마자 신청을 하고 싶더군요. 처음으로 신청해봤습니다. 클리닉이란것을...
사실 매번 상황을 보면 신청자도 많고 해서 되리란 기대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괜찮아유' 님이 나눔해주신 고글을 사용하고 있는 조카까지 불러놓은 상태였죠. (괜찮아유 님 휘팍에서 커피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전번저장해 놨으니 톡이라도 드릴께요. 전 주말보더 입니다.)
그런데 덜컥 그일이 벌어진 겁니다. 조카도 온대고 아내도 있고... 혼자 맘편히 강습을 받을 수 없을것 같은 상황이었는데 당첨이 된거죠. 고민했습니다. 이걸 죄송하지만 못간다고 킁님께 말씀을 드려야 하나...
하지만 당첨이 안 되신 분들이 그토록 바라던 클리닉인데 아내에게 조카를 부탁한다고 하고 받기로 했습니다.
보드를 열심히 탄지는 오래됐지만 얼마만큼 보드를 좋아하는지 알고있는 아내는 생전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배우게 됐다고 상기되어 이야기하는 제가 즐거워 보인다고 조카 걱정말고 가서 잘 배우고 오라고 해주었습니다.
처음 레벨 테스트 하는 시간은 매우 긴장이 됐습니다.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아보는것도 처음이고, 내 생각보다 더 개판으로 타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창피하기도 하고...
그 시간이 끝나고 분반이 되어 홍승걸님께 배우게 되어 다른 네분과 함께 강습을 받았습니다.
강습의 순서는 너비스턴-> 인터미디엇 슬라이딩턴->어드밴스드 슬라이딩턴 순이었고 중간중간 CASI 커리큘럼에 있는 연습법 등을 가미해 주셨고, 급사, 완사 골고루 다니면서 강습을 받았습니다.
말미에는 무릎 스티어링을 동반한 어드밴스드 슬라이딩 턴을 연습하면서 강습을 마무리 했습니다.
강습은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알차게 진행됐습니다. 수강생이 모두 남자에다가 전투력이 활활 타오르는 분들이 모이셔서 그런지 강사님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는게 보였습니다.
점심시간에 아내와 조카를 만나 점심을 먹고 조카까지 셔틀태워 보내야 하는 처지라 같이 식사를 못한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점심시간 끝나고 합류해서 리프트 타고 올라가는 시간동안 저는 잘 모르는 단어들로 질문하고 대답해 주시고 하는것이 식사하는 동안도 강습의 연장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시간도 참 좋은 얘기가 오고 갔을거라 짐작해 봅니다.
추후 당첨 되셔서 클리닉 참여하시는 분들 꼭 시간 모두 비워두고 식사도 함께 하시길 권유해 봅니다.
강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무턱대고 동영상 따라하려고 하지말고 기본부터 차근히 연습해서 일정 수준부터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라고... 보드는 항상 생각하면서 타야한다고, 본인도 생각안하고 타게되면 엉망이 된다 라고...
맞는 이야기고 알고는 있었지만 잉여 생활로 인해 망각하고 지냈던 이야기들 이었습니다.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는 듯 했습니다.
다음시즌까지 보드를 타고 2세계획을 하고 있는지라 다음시즌이 어찌보면 마지막이 될듯 한데...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한턴 한턴 생각하면서 타야겠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실상 본인이 어느정도 탄다라고 여기게 되면 강습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본인의 현재 위치를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겠다 라는 생각을 이번 클리닉을 통해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도 턴에 있어서 어찌보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너비스턴부터 점검해 볼 수 있는 슬라이딩 반을 신청하게 된거구요.
이번 클리닉을 통해 저는 다시금 슬로프에서 긴시간 몰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 슬럼프에 빠져 계시거나 전투력을 상실해서 슬로프 보다는 시즌방에서 음주가무에 몰두하고 계신분들은 헝그리보더에 소속되어 있는 강사님들께 개인강습을 요청해 보시길 권해 봅니다. 정말 보드를 접하는 시각과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저도 길었던 잉여생활 마무리하고 얼마 남지 않았지만 보드를 타는 시간동안 좀 더 진지하게 보드를 접할것 같습니다.
이번 클리닉을 주최하고 참석하게 도와주신 헝그리 보더, 후원해 주신 ELNATH, 수고해주신 홍승걸 강사님외 참여해 주신 모든 강사님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긴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클리닉내내 너무 진지하고 열정적이라 헤비스모커인 제가 담배 피울 생각도 안하고 있다가 끝나고 무대로 모일때 흡연장소로 가서 흡연하고 오니 저희반 기념사진을 이미 찍었다더군요..;;; 흔적을 남기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ㅡㅡ;;
흔적을 남기지 않으시다니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