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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할일도 없고.. 쬐끔 답답해서 끄적거리는 것이니 보시는 분 마음은 불편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결혼한지 반년 좀 넘은 햇병아리 유부남입니다.


제 나이 32에 마눌님 나이 31... 제가 20살 마눌님 19살 부터 사귀다가 작년에 결혼했지요.


뭐 결혼이 지금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늦은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혼하기 전 부터 조부님, 부모님 압박이 장난 아니었어요.


할머니는 아예 "내가 결혼자금 다 대줄테니 결혼만 해라.." 였구요. 하지만 저는 남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걸 싫어해서 신혼집을 제가 살 수 있는 형편이 되고 나서야 사귄지 11년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근데 결혼하고 나니, "얼른 결혼해라" 라는 말 뒷편에 더 중요한 숨김처리된 말이 있었더라구요 "손자/증손자 좀 보자"



은근히 압박을 계속 주십니다. 저한테만 주는 것도 아니고, 마눌님한테도 은근히.. 물론 대놓고 압박을 주는건 아니지만요..



근데 전 제가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애들을 정말 싫어합니다..아이들의 하이톤 목소리만 들으면 그게 얼마나 이쁜 아이던 간에 짜증이 납니다...


게다가 얼마나 대하기가 힘든지, 나도 모르게 애들 상대로 직장에서 사용하는 말투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책임감.. 저 작은 생명체를 내가 먹이고 키워서 어디 한군데 모자람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야 된다는 책임감..


거기에 일상생활에 생기는 제약..


무엇보다도 애가 생기는 순간에 제 인생이 한 가지 길로 고착되어버릴 듯한 예감이 너무 두렵습니다.





근데 마눌님은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십니다.


마눌님 하시는 말씀은 다른 주위 어른들(부모님을 비롯하여 회사 상사, 아는 형들까지)이 하는 말이랑 별로 다를게 없어요


"자기 자식은 남의 자식이랑 다르다..아무리 애를 싫어해도 자기 자식은 다르다.."


근데 전 제 자신이 상궤를 따르지 않는 인간일까봐 그게 두렵습니다. 아이를 가졌는데 아이가 사랑스럽지 않으면 어떡하지?


가끔 모성애나 부성애를 저버린 패륜부모들이 보이지 않습니까? 정신의학적으로 그럴 수 있답니다. 자기 자식을 자기자식으로 보지 못하는 그런 경우요..



마눌님 나이 31이면 아이를 가지기에 그렇게 여유있는 나이도 아닙니다. 늦으면 늦을수록 모체에 부담이 가는건 당연한 사실일테고.. 만약 가질 생각이면 최대한 빨리 가지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들 아이가 없는 결혼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더라구요. 물론 사회적으로나 생물로서나 재생산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말하기엔 언제 준비가 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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