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인터넷 까페나 동호회 같은 활동은 전혀 하지 않고 나홀로 보딩해오던 아저씨가 인사드립니다.
이런정보를 얻어가려다보니, 저도 뭔가 정보를 드려야 될거 같은 약간의 의무감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원래는 보드가 아니라 스키를 탔었는데, 지난 시즌부터 마눌님이랑 같이 시작하게 되면서 보드로 갈아타게 됐네요. 스노보드를 시작하게 된건 다름이 아니라 신혼여행 때문입니다.
1. 핀란드 Lapland Levi 레조트
일생에 한번 있는 신혼여행이라, 남들 안 가는 좀 특별한 곳으로 정했기 때문인데요. 거기가 어딘고 하니..
바로 핀란드였습니다.
결혼식은 11월 초였지만, 11월 초에는 핀란드에서도 시즌이 시작된지 얼마 안 되는 때라서, 결혼식 한달 뒤인 12월 초에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남북으로 길게 생긴 핀란드 땅은, 제일 남쪽에 수도인 헬싱키가 있고, 스키 레조트들은 북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북극권 시작지인 라플란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라플란드에는 규모가 큰 스키 레조트가 약 5개 정도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저희는 레비 레조트에서 1주일을 보냈구요.
12월 초 낮 평균 기온은 약 영하 20도에서 25도 정도였습니다. 야간에는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지는데, 주간이 워낙 짧아서(해가 10시쯤 떠서 오후 2시쯤 짐) 주야간 구분이 의미가 없을 정도긴 했습니다.
기온에 비해 바람이 없어서 그렇게 춥지는 않았습니다만, 오전 내내 눈밭에서 뒹굴다보면 뼛속까지 얼어붙는 느낌이 들면서 체력 소모가 굉장히 크더라구요. 만약 사우나가 없었으면 일주일 내내 미친듯이 놀지는 못했을거에요.
라플란드의 최성수기는 2월부터 4월까지입니다. 이 때는 날씨는 건조하면서 청명한 반면 10월부터 2월까지 약 6m의 적설량이 보장되기 때문에 스키나 보딩에는 가장 적합한 날씨라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오로라를 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구요. 만약 라플란드행을 고민하실 분이 계시다면 2월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고요합니다. 12월은 비성수기라 피스트가 다 열리지도 않았고, 그나마 열린 피스트에도 사람이 정말 한 명도 없어서... 약간 무섭기까지 했죠 8번 피스트였나..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피스트에서 내려오다 베이스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1번 피스트 베이스에서 포즈잡은 마눌님.
정리하자면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점
(1)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마을
(2) 압도적인 적설량과 건조한 날씨로 인한 파우더
(3) 굉장히 많은 피스트 갯수(전부 42개) 총 연장 145km
(4) 시기를 잘 타면 볼 수 있는 오로라
(5) 굉장히 깔끔하고 세련된 숙박시설. 기본적으로 모든 숙박시설에는 룸 마다 핀란드식 사우나가 설치되어 있음.(이거 없으면 진짜 얼어죽거든요..)
(6) 마을 자체 분위기가 조용하고, 베이스에서 쓸데없는 음악을 틀거나 하지 않아서 굉장히 차분한 분위기
(7) 성수기에도 압도적인 숫자의 피스트 덕분에 언제나 나홀로 보딩이 가능.
(8) 친절하고 저렴한 스키스쿨이 존재.(2인 팀의 경우 2시간에 1인당 약 4만원)
단점
(1) 초보용 피스트의 부재.(이 덕분에 마눌님은 T바 타고 가다가 일부러 중간에 내려서 연습하는 식으로 해야 했습니다)
(2) 곤돌라 1 라인, 체어 리프트 1라인을 제외한 40개의 피스트가 전부 T바를 운용함. 피스트 길이가 워낙 길다보니 T바로 정상을 올라가는 것은 허벅지가 파열하는 것 같은 고통을 동반함.
(3) 물가가 비쌈. 숙소, 식사, 리프트권, 렌탈, 모두 다 비쌈. 하지만 장기 체류일 경우 엄청나게 싸짐. 리프트권의 경우 종일권 약 8만원. 2일권 9만원.. 이런 식으로 가다가 10일권 부터는 15만원임. 장기체류를 권장함. 렌탈은 바인딩, 부츠, 데크 한 세트에 1일에 약 4만원. 마찬가지로 2일부터 가격이 내려감.
총평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특히 아침과 밤이 공존하는 아침 10시경의 풍경은 잊을 수가 없네요. 동쪽에서는 해가 떠오르고, 서쪽에는 아직 달이 걸려있는... 하늘 중간을 기점으로 아침과 밤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1월부터 유럽 출장을 오게 되어, 프랑스 및 폴란드 스키장을 좀 돌아다녔습니다.
이하 내용입니다.
2. 프랑스 Gerardmer 리조트
프랑스의 스키 리조트라 하면 역시 프랑스 남동부의 알프스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데, 제가 근무하는 지역이 프랑스 북동부 끝자락이라 알프스는 너무너무 멀었습니다. 하지만 알프스 끝자락에는 가봐야지 하는 생각에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갔었죠. 물론 한번 갔다오고 나서는 주말마다 뻔질나게 왕복 700키로 거리를 갔지만요.... 제라드메어 베이스에서 바라본 1번 피스트.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1번 피스트 옆의 체어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중의 주변 풍경. 그야말로 절경이었죠 정상에서 나눠지는 피스트 중, 중상급 피스트의 시작지점 모습 피스트 중간지점의 풍경. 그야말로 대자연...이랄까.. 뭐 넋을 잃었습니다.
총평
장점
(1) 압도적인 적설량 및 아름다운 풍광
(2) 체어리프트가 1개밖에 없으나 유럽 양코백이들은 T바도 잘 타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거의 없음.
(3) 적절한 리프트권 및 렌탈 가격
(4) 난이도가 다양한 피스트가 존재. 초보 및 중급자용 피스트가 산 정상부터 시작하여 총 연장 약 40KM에 이름. 또한 피스트 폭도 넓어서 스트레스가 적을 듯.
(5) 특이한 코스가 많음. 상급자 코스의 경우에는 중간에 터널(!) 을 지난다거나, 다리 위로는 중급자 코스가 지나가고 다리 밑으로 상급자 코스가 지나간다거나..
단점
(1) 서식하는 상급자들이 그야말로 진짜 초 상급자들임. 특히 스키어가 많은데, 무지막지하게 쏘고 다님. 좀 위험한 장면도 몇번 봤음.
(2) 베이스쪽 마을이 약간 타락(?) 했음. 시끄러움.
프랑스에서 2월 중순까지 있다가, 다른 일 때문에 2월 중순에 폴란드로 넘어갔습니다. 사실 이때가 제일 좋았던게, 아래쪽에 기술한 스키장들이 전부 근무지에서 30분 거리였거든요!
3. Szczykr 스키장 8번 피스트에서 내려오다 베이스를 찍은 모습 8번과 9번 피스트가 만나는 위치의 허브에서 찍은 사진
장점
(1) 압도적인 적설량, 흩날리는 파우더
(2) 약 40개의 피스트가 존재. 온갖 종류의 코스가 있고, 각 피스트마다 기본적으로 5km 이상의 길이를 보임.
(3) 싸다! 하루 리프트권 약 3만원. 렌탈비 약 1만원. 이는 폴란드 물가가 유럽 타지역보다 싼데서 기인함.
(4) 곤돌라 및 체어 리프트가 1개씩 존재. 폴란드 스키장에는 체어 리프트따위 없는 경우가 더 많음. 전부 T바...
(5) 마찬가지로 워낙 피스트 숫자가 많다보니 언제 어디서나 황제스키
단점
(1) 제설? 절대 안함. 제설기 자체도 없음. 무조건 자연설. 따라서 코스와 날씨에 따라서 설질이 좋지 않은 구간도 존재
(2) 정설은 하루에 딱 한번.
(3) 폐장시간이 무지하게 빠르다. 오후 6시면 문을 닫음. 이는 조명시설등이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4. Nowa Osada 스키장 1번 피스트에서 내려오다가 찍은 풍광
폴란드에서는 휴대폰을 분실하는 바람에 사진이 남은게 별로 없네요.. 사실 제일 많이 방문한 곳이 바로 노바 오사다입니다. 일단 근무처에서 가깝고.. 그리고 야간 개장을 하니까 진짜 3주일 동안 매일매일 갔거든요.
장점
(1) 4인승 체어 리프트! 리프트 속도도 빠르고 대기시간 0에 수렴.
(2) 야간개장! 폴란드에서는 10시 30분까지 개장하는 스키장 자체가 드뭄.
(3) 정설 및 제설 등 눈 관리가 잘 됨
(4) 메인 피스트인 1번 피스트가 초 중급자도 편하게 탈만한 너비이며, 피스트 길이도 약 4km 정도라 부담없는 수준임.
(5) 점프 연습 구간이 있음.
(6) 정상에서 파는 맥주와 쉬슬릭이 정말 맛있음.
(7) 화장실, 주차장 등등이 상당히 현대적인 시설임.
단점
(1) 폴란드 내 다른 스키장에 비해서 비용이 좀 더 듬.
(2) 하루 이틀 다니다보면 코스가 좀 지루함. 즉 스키장 규모 자체가 다른 곳 보다 작음. (피스트가 전부 5개)
(3) 주말에는 사림이 좀 많음. 특히 초중급자가 많아서 한적한 느낌은 없음.
쓰다보니 점점 용두사미처럼 나중에는 대충쓰게 됐는데요. 줄여서 이야기하자면 정작 보드를 제일 많이 탄 곳은 폴란드가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곳은 핀란드나 프랑스가 되겠네요. 근데 비싸요.....
사실 위에 주절주절 써 놓은건 그냥 질문하기 죄송해서 쓴 거구요.. 진짜 내용은 아래 질문입니다...
올해까지 계속 장기출장이 잦아서, 시즌권을 끊지를 못했는데요. 올해 겨울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에 있을 생각이라 시즌권도 끊을 생각입니다.
집이 경기도 안성이라서 제일 가까운건 역시 경기도권이 되겠는데.. 곤지암은 진짜 너무 비싸고, 양지 지산은 사람 폭발한다고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뭐랄까.. 좀 번잡하더라구요.
그래서 강원도권이랑 경기도랑 고민하고 있습니다. 굳이 경기도로 간다고 해서 제가 퇴근시간이 늦기 때문에 야간을 갈 수 있는것도 아니라서.. 강원도가 시즌 오프도 경기도에 비해서 늦고.. 여튼 생각이 많네요. 어디가 좋을까요?
제 가치판단 기준에서 제일 중요한건 1. 사람이 적을 것. 2. 설질이 좋을 것... 쓰고 보니 사람적고 설질 좋은데면 그 누구도 고민할 필요가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