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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격년행사로 어쩌다 한번씩 스키장 가서는 낙엽질 하다가, 올해 처음 마구잡이턴으로 s자 그려보고 보드중독 걸린
관광 라이더 입니다. 시간 날때마다 보딩영상 시청 & 보드장비 장터링 하고 있네요.ㅋㅋ
작년까진 아무생각없이 스키장 가서는,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데굴데굴 굴러다녔는데요.
이번엔 만반의 준비로, 슬로프맵 숙지 및 김현식/박정환 비디오 강좌를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습니다.
바인딩을 채우고 일어나면서 이미지를 떠올리며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앞발에 힘!!" 일어서자 마자 s자를 그리게 되더군요.
8년동안 안되던게....(그동안 스키장 간건 딱 3번-_-;;)
스노보딩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원리에 대한 이해도 없이 어거지로 턴을 할려다가
역엣지 먹고 튕겨 날라가서 처박히고는 끙끙거리다가 소심해져서 낙엽질만 해왔던 지난 세월들...ㅠㅠ
역시나 문제는 공포심이었습니다.
양발로 앞을 보고 걸어다니는 인간이 양발을 보드에 꽉 묶은채 옆으로 움직이려니 겁이 날 수 밖에요.
경사를 미끄러져 내려가는 보드 위에서 초보자가 똑바로 서봤자 허리 쭉~ 빼고 뒤로 도망치는게 당연하죠.
공포심을 극복하는 방법은? 깡입니다. 깡! 딴거 없어요.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영혼을 내던지면, 육신은 자동으로 따라가더군요.(-_-?)
"트레버스?, 베이직 턴? 모르겠고!!!"
기초도 없고, 연습도 없이 '김현식님의 8자 그리기' 생각하면서 했는데. 아주 그냥 컨트롤이 자유자재로 막 되는듯 했습니다.
콧물 질질 흘리면서 바람을 가르는데 유쾌상쾌통쾌한것이 "이맛이 보딩이구나" 싶더군요.
제가 콧물을 들이키며 바람을 가르는 동안, 같이 갔던 누나는 아직도 어기적 거리면서
강사에게 "팔들고 손을 보세요. 주저앉지 마세요." 하면서 쿠사리 먹고 있더군요.
(이 누나도 보딩경험은 저와 비슷합니다. 이번이 스키장 3번째)
스키장에 가기전...
누나 : "제대로 배워서 제대로 타보자"
본인 : "강습은 무슨? 그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타야지"
누나 : "뭘 믿고 배짱이냐? 안 배우면 다친다"
제게 협박에 가깝게 강습 받기를 강권하던 그 누나는 강습이 끝나자 마자 춥고 힘들다며 스키하우스에서 들어가서는
커피나 홀짝거리며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1년에 스키장 한두번 가기도 힘든 보통사람들에게는 '보딩의 기초자세나 턴의 기술'같은 것 보다도
'공포감을 이기고 보딩의 즐거움'을 맛보여 주는게 더 필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보딩의 즐거움을 알아야 잘 타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는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