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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처음만난 건 헝그리보더였어요. 숏턴을 가르쳐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댓글과 쪽지로 연락이 오더라구요. 이후 연락처를 교환하고 그렇게 베이스인 비팍과 휘팍에서 만남을 갖게 되었어요. 정말 멋있고 신사 같은 형이셨죠. 가르쳐주시는 건 어찌나 그렇게 잘 가르쳐주시는지 감동의 시간이었다니까요?
그렇게 제가 숏턴 카빙을 능숙하게 하게되면서 친구들이 종종 스키장을 놀러올때면 제가 가이드를 해주게 되었는데요. 그날은 지연이가 비발디에 온 날이었어요. 마침 형도 보딩중이셨더라구요. 그래서 형을 불렀죠.
“형~ 어디가요?”
“응 나 오늘 테크노 찢으러간다.”
“오… 역시! 형 전 친구들와서 발라드랑 째즈에서 좀 놀다가 이따가 테크노 조지러 갈게요”
친구들중에는 꽤나 귀여운 여사친이 있었는데
“뭐야? 누구야? 아는형이야? 멋있다.”
라고 하더라구요.
“응? 아? 저 형~ 멋있지? 친해. 이따가 보드 좀 가르쳐달라구해봐 ㅋㅋ”
대답해줬더니
“진짜? 그렇게 잘타셔? 보드 잘타는 남자 내 이상형인데”
라면서 은근히 같이 타고 싶어하더라구요.
그래서
“야 넌 테크노가려면 다음시즌으로도 모자라니까 꿈깨라”
고 팩폭을 날려주고 발라드에서 시간과 정신의 낙엽시간을 가지고 있었죠.
3시간쯤 지났을까요? 형한테 전화가 오네요?
“어~ 겨울아 어디야?”
“네, 형 저 여기 발라드입니다.”
“담배 타임 한번 하자.”
“오~ 좋지요? 락커룸 앞에서 봬요”
쉬는 타임을 가질 겸 락커룸 앞에서 저랑 여사친이랑 형이랑 만났어요.
“친구분은 담배 안피우나봐요?”
“아 ㅋㅋ 얘 담배 안펴요 ㅋㅋㅋ”
“네. 저는 담배 안펴요 ㅠㅠ”
“형 언제까 타시게요?”
“나? 오늘 아마 새벽스키까지 탈 거 같은데?”
“오… 굿! 저두요 ㅋㅋ”
그렇게 담배 한탐을 마무리하고
“지연아 너 먼저 발라드가서 타구 있어. 알려준 거 연습하면서. 오키? 나 급응가…하구 갈 테니까 알아서 찾을 테니 꾀 부리지말고 열심히 타구 있어. 형 그럼 또 연락드릴게요. 안보하세요:)”
“어? 그래. 연락할게”
으.. 배가 너무 아파서 락커룸 화장실로 뛰어갔어요. 뿌직…뿌지지지직…으엌…앜!!아!!!!!얍!!!!!!!뿌지지지직.
경쾌하게 속을 비우고 발라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슬로프에서 블루스를 추는 분들이 계시네요? ㅋㅋㅋㅋㅋ
“야!!!!!!!!!!!!!!!!!!!!!!!둘이 뭐하는거야?!!!!!!!!!!!!!!!!!ㅋㅋㅋㅋㅋㅋ”
외쳐봤지만 못들었는지 쳐다도 안보네요. 리프트에서 내려와 바인딩을 채우고 숏턴을 리드미컬하게 치며 그들에게 도착했어요.
“뭐야 ㅋㅋ 둘이?”
“아.. 너 없으니까 나 어떻게 혼자가? 그래서 오빠한테 부탁했어 올때까지만 봐달라구….”
“아? 오빠됐어요?ㅋㅋㅋ”
그렇게 셋이 새벽4시까지 발라드를 조지고 장비 털고 인사하려는데 형이,
“너네 집은? 차가져왔어?”
“아녀. 오늘 셔틀 타구 왔어요. 피곤해가지구”
“그래? 괜찮으면 내 차타타구갈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쩍 여사친 쳐다보니까 입꼬리 씰룩거리는 걸 참느라 안면근육이 파르르 떨리더라구요 ㅋㅋㅋ
“지연아? 형 차 타구갈래?ㅋㅋㅋ”
“너무 민폐잖아…”
“괜찮아요. 어차피 뭐 혼자 타구가나 셋이 타고가나 똑같아요. 부담 갖지 말아요”
“오 젠틀남. 형 그럼 신세 한번 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빠”
“아니에요. 뭐 이런 걸 가지구 (긁적긁적)”
“이것도 인연인데 번호교환하고 형한테도 가르쳐달라구해. 겁나 잘타셔”
“지연씨는 보드 얼마나 탔어요? 되게 잘타시던데?”
“저요? 저 보드 몇번 못타봤어요…잘타구 싶어요.”
“재능있어보이시던데 제가 번호 드릴 테니까 종종 같이 타요 ^^”
“정말요? 그래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그날의 보딩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 며칠 후 저는 혼보딩을 하러 비팍을 가게 되었어요. 시계탑 앞에서 바인딩을 채우고 슬로프 현황을 체크하고 있는데 발라드 저 멀리 블루스를 추면서 내려오는 커플이 보이네요? ㅋㅋㅋㅋㅋ 네 그렇게 형수님이 되셨습니다.
시즌말 저와 형 그리고 형수님이 되어버린 지연이는 마침내 셋이 테크노를 찢으며 1920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주실 분, 지금 당장 댓글과 쪽지를 남겨주세요.
집 앞까지 픽업해드리고 데크 들어드리고 부츠 신겨드리고 바인딩 채워드리고 데크 눈 털어드리고 집앞까지 다시 모셔다 드릴게요. 커피도 한잔 사드릴게요.
숏턴 눈앞에서 몇번만 보여주셔도 힠힠 감사하겠습니다.